디즈니 플러스 영화, 올빼미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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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3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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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는 한국의 역사 중 그 시대의 왕가의 기록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던 시기입니다. 이에,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이러한 기록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사실과 환상이 섞여있는 팩션(Fact+Fiction) 형태로 만들어지곤 합니다. 작년에 인조와 소현세자의 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올빼미’가 대중적인 흥행을 하였는데, 이번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디즈니 플러스 영화 ‘올빼미’에 대해 알아보고 그 기반이 되는 역사적 사실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영화 '올빼미'

역사적 배경

소현 제자는 인조가 있던 시대의 왕세자였으나, 병자호란(丙子胡亂) 이후 9년 동안 청에서 볼모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조선에 돌아온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하였습니다.
병자호란이란 조선에 대한 청나라의 침략 전쟁을 일컬으며, 청나라는 이 전쟁으로 조선을 굴복시켜 번국(중국에 조공하는 동아시아 국가)으로 삼았습니다. 조선은 이 전쟁에서 패배한 대가로 군사적,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었습니다. 원래의 조선은 명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으나, 명나라는 청의 공격과 명 내부의 반란으로 점차적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1644년 멸망했습니다. 소현세자는 청에서 볼모 생활을 하며 명나라가 멸망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을 직접 목격하게 되기도 하고, 청나라에서 서양의 수학, 천주교 서적 등의 신문물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물을 조선에 들여오며, 서양 과학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소현세자는 조선과 청나라의 사이에서 양쪽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고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입장에 서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현세자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부왕인 인조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현세자가 양 나라 사이에서 일종의 재량권을 행사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인조는 점점 소현세자를 경계하게 되었는데, 심지어 조선에 돌아온 소현세자는 얼마 되지 않아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신의 형상은 인조실록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몸이 전부 검은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천으로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빛을 분변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藥物)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이에 소현세자의 독살설이 신빙성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소현세자가 이미 고칠 수 없는 병을 앓고 있었기에 인조가 굳이 소현세자를 독살할 이유가 없으며, 그 당시에 잘못된 오진으로 생긴 의료사고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영화 ‘올빼미’는 이러한 논란점이 있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흥미로운 미스터리 궁중 스릴러를 만들어냈습니다.

줄거리

맹인이지만 시각 대신 더욱 발달한 청각을 활용하여 사람의 병세를 잘 살펴보는 천경수는, 사실은 밝은 곳에서만 잘 볼 수 없는 주맹증 환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밤이 되거나 어두운 곳에 가게 되면 약간씩 시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천경수가 낮이든 밤이든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맹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의 앞에서는 스스러없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천경수는 그런 것들을 짐작으로, 또는 직접 흐릿하게 보며 알고 있지만 사람들이 그가 그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싫어할 것을 알기에 모르는 척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뛰어난 침술을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아픈 동생을 낫게 할 약재를 구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으로 궁에 들어간 천경수는 성심으로 일을 하게 되며, 그러던 사이 소현세자도 청에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나라의 왕세자가 돌아왔어도 인조도 신하도 보이지 않는 궁은 스산한 분위기만을 풍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보이는 소현세자의 모습은 다정하고 따뜻하며 또 아버지인 인조를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입니다. 천경수는 이런 소현세자에게 주맹증이라는 사실을 들키게 됩니다. 소현세자는 처음에는 마땅찮게 여겼지만 사람들은 맹인이 앞을 보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며, 오히려 맹인은 보고도 못 본 척해야 스스로에게 이롭다는 천경수의 말을 듣고 안쓰럽게 바라보게 됩니다. 소현세자는 "안 보고 사는 게 몸에 좋다고 하여 눈을 감고 살면 되겠는가. 그럴수록 눈을 더 크게 뜨고 살아야지."라고 담담하게 말하며, 청에서 가져온 확대경(돋보기)과 그의 동생을 위한 귀한 약재 등의 선물을 내립니다. 그러나 이후 다른 밤에 소현세자의 상태가 안 좋다는 부름에 시술 부탁을 다시 받게 되고, 이번에는 자신을 궁에 불러온 의원인 이형익이 있어 함께 소현세자를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침술을 하는 이형익과 충격적인 모습의 소현세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소현세자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 걸까요? 천경수는 과연 눈을 크게 뜨고 살라는 소현세자의 말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요?

 

영화 올빼미는 근래에 본 영화 중 내용의 밀도가 굉장히 높은 영화였습니다. 전개가 탄탄하고 긴장감 있으면서도 개연성이 잘 연결되어 있어 영화를 보며 의아한 지점이 크게 없었습니다. 역사의 뒤편인 비화,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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