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헤어질 결심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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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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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은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감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제59회 백상예술대상의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대사들이 많아, 영화 관람객들은 이러한 말들을 후기를 평하거나 일상생활을 표현하는 밈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한 번 관람으로는 그 매력이 잘 느껴지지 않아, 여러 회차를 관람한 관람객들도 나올 만큼 마니아층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영화 ‘헤어질 결심’은 OTT에도 올라와있어 최근에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에서 다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시 보며 그 의미를 곱씹어 볼 영화, ‘헤어질 결심’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올드보이’로 그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 강한 영화 스타일을 널리 알리게 된 박찬욱 감독은 그만의 화려한 듯 정제된 미학과 다양한 연출 기법으로 볼 거리가 매우 풍부한 영화를 만들어냅니다.('올드보이'는 국내, 국제적으로 각종 상을 수상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헤어질 결심’ 영화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미학이 드러난 ‘경찰서’라는 공간이 아름답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경찰서가 극 사실주의를 표방하는 반면, 박찬욱 감독의 경찰서는 굉장히 정돈되고 서로의 색감이 어우러져 깔끔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 사무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대칭과 색감이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이 더해져 저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여느 감독들과는 다른 그만의 세계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줄거리

영화 헤어질 결심영화 헤어질 결심

구소산 정상 떨어진 사망자가 발생합니다. 사망자는 기도수라는 이름의 1960년생 남성이고, 수사 절차상 해준(박해일 역)은 기도 수의 아내인 성서래(탕웨이 역)를 조사하게 됩니다.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서툰 서래는 남편의 시신을 본 후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라고 말합니다. 마치 남편의 죽음을 기다리고 고대한 듯한 서래의 단어 선택에 묘한 위화감이 조성됩니다. 해준은 서래가 기도수로부터 지속적이고 악질적인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경찰서에서 서래를 심문합니다. 그러나 으레 생각되는 심문과는 다르게, 미묘한 호감의 분위기가 배경에 깔려있는 심문으로 진행됩니다. 이후, 해준은 서래의 일상을 관찰하게 됩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저녁밥 대신 아이스크림을 먹고 혼자 한국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다가 잠드는 모습 등을 관찰하던 해준은 점점 서래를 향한 관심이 커져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해준은 형사로서 자신이 쌓아온 책임감과 정의감이 큰 인물이기에 이러한 감정을 언어적으로 크게 드러내지는 않습니다.(다만, 그의 작은 행동들에서 관람객들은 그의 관심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수사의 결과 서래는 결국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되나 해준과 함께 수사했던 경찰, 수완은 서래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한편, 서래에게만큼은 관대해 보이는 해준에게도 못마땅함을 계속 느낍니다.

그러나 해준은 이와 상관없이 서래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단일한' 중국음식이라며 볶음밥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함께 데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교류하던 어느 날, 서래가 월요일에 간병하던 할머니께 갈 수 없는 상황이 생기자, 해준은 서래의 월요일 간병을 대신하게 됩니다.(이 할머니는 서래의 알리바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분이었습니다.) 할머니께 노래를 틀어드리기 위해 휴대폰을 받아 사용 기록을 정리하던 해주는 할머니가 사용하는 핸드폰 기종이 서래와 같다는 것, 외출할 일이 없는 할머니인데도 기도 수 사망일에 꽤 높은 운동 기록이 남아있는 것 등을 발견하게 됩니다. 관심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의심으로 바뀌게 되고, 해준은 다시 기도 수의 사망일을 다시 되짚어보게 됩니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해준과 서래의 관계는 어떠한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까요?

연출

영화 헤어질 결심

이 영화는 한 영화 안에서도 2부로 나누어 구성된 점이 독특하게 와닿습니다. 특히 1부 부산, 2부 이포에서 각각의 산과 바다라는 상징성이 드러나며 스마트폰 AI의 음성 역시 해당하는 부에 맞춰 남성과 여성으로 다릅니다. 또한, 1부에서는 해준과 함께 수사하는 경찰이 꽤나 다혈질이고 서래에게 친절하지 않았던 수완(고경표 역)이었으나, 2부에서는 연수(김신영)가 그와 대치되는 역할로 나옵니다. 마치 한 영화가 두 개의 관점의 기둥으로 세워진 느낌입니다. 관람객도 해준의 시선과 서래의 시선 두 가지를 함께 살펴보며 영화는 보다 입체적으로 완성됩니다.

조금은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헤어질 결심’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관점이 존재할 수 있으나, 해학적인 대사와 보는 즐거움을 더하는 연출, 그리고 쫄깃한 스토리 라인이 매우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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